2023년 12월 일상 기록 -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요
B의 생일이 돌아왔다
생일 전부터 어떤 선물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몸이 아니라고 말할 때」
우연히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요즘 마음이 싱숭생숭해 보이는 B에게 선물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번 생일엔 책을 선물하고
맛있는 밥을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친구의 감정이 병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맛있는 밥을 사기로 마음을 먹기는 했지만
달랑 책 한 권만 선물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가지고 있던 책 중에 B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더 골라서 전해주기로 했다
「만다라와 미술치료」
B가 요즘 마음을 다스리려 컬러링북을 색칠하고 사경을 하는데
컬러링 책 중에 만다라 책도 있길래
직접 만다라를 그려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만다라 책을 골랐다
나도 마음이 힘들 때 만다라를 그렸어
많은 도움이 되기를
「시작의 기술」
자기 개발서 류의 책을 좀처럼 좋아하지 않는데
서점을 돌아다니다 좌판에 놓인 이 책이 유난히 눈에 띄어서 구입했었다
생각이 정말 많지만 실행은 못 하는 내게 어느 정도 동기 부여를 해줬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긴 책은 아니라
활자도 적은 편이고 술술 읽을 수 있으니
한 번 읽고 용기를 내 보았으면
그런데 사실 나는 아직도 시작을 잘 못해…😉
서일페에서 산 귀여운 마멋 엽서에 편지도 쓰고
다이소에서 산 택배 상자에 스티커도 붙여줬다
생각만큼 예쁘지는 않았지만…
키치 하게 꾸미는 것도 다 능력이더라
나는 최선을 다 했어
생일날 뭘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전에 명륜진사갈비 가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냐면서
명륜진사갈비에 가자고 했다
전에 멕시칼리 가다가
아차산역에 정말 큰 명륜진사갈비가 있는 걸 봤는데
거기 생각이 나서 그러면 아차산역으로 가자고 했더니
B가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참 착한 친구야
명륜진사갈비 경험자 B가 이것저것 챙기러 간 사이
명륜진사갈비 초보자인 황조롱이는
서버분이 갖다 주신 돼지갈비를 불에 냅다 올려버렸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주시니까 올렸지 뭐야🙄
양념 없는 것부터 천천히 먹었어야 했는데
숯불은 세고 양념에 재운 고기는 무섭게 타더라…
그래서 대충 고기를 가쪽으로 옮기고
B가 가져온 목살을 바로 올렸다
고기 잘 못 굽는 애들끼리 진짜 고생이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동아리 사람들이랑 고깃집 가서 고기를 자르는데
혹시 색종이 자르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B가 나 고기 자르는 걸 보더니
이제부터는 자기가 자르겠다고 했다
내가 너무 작게 자른대…😥
B가 고기 먹는데 순서가 중요하냐고 묻길래
딱히 그렇지 않다고 했더니
자기는 순서 상관없고
고기는 끊임없이 구워져 있어야 한대서
갈비, 목살, 프렌치랙 왔다 갔다 하며
고기가 끊기지 않게 열심히 구웠다😊
생일이라 더 맛있는 거 사주고 싶었는데
명륜진사갈비도 충분히 맛있었고
뭣보다 B가 생일이라고 자기가 계산을 먼저 해버렸다...😮
그래서 내가 빙수를 사겠다고
철없는빙수로 갔다
전에 신토불이 떡볶이 먹으러 가다가 봤던 집인데
불백집 안에 있는 빙수집이다
불백은 어머니가 파시고 따님이 매장 안 작은 공간에서 빙수를 파는 것 같았다
팥죽을 파는 곳이라는 얘기는 팥을 직접 쑤는 집이라는 얘기👍
팥도 빙수도 맛있고 좋았는데
떡은 겉이 좀 마른 느낌이라 하나 먹고 안 먹었다
나중에 팥죽도 먹어보는 좋을 것 같아
팥이 맛있었어
근데 아무래도 불백집에서 빙수를 먹어야 하는 거라
매장에서 고기 냄새가 좀 나는 편…
빙수를 먹고 지나가는데
어떤 애기가 엄마 손 잡고 산타탕후루를 먹으면서 걸어가지 뭐야
네 그래서 지도를 켜고 바로 왕가 탕후루를 찾았습니다
탕후루 예전에 유행하기 한참 전에 먹어 봤었다
딱히 엄청 맛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서
탕후루 대유행 시대에 탕후루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었는데
이 산타탕후루는🎅🏻
한 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귀엽잖아😘
결국 산탕후루 먹어보았는데
탕후루 귀엽고
그중엔 블루베리가 제일 맛이 괜찮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맛은 그냥 그랬다
하지만 귀여웠으니 됐어❤️
그리고 황조롱이와 친구는 방앗간 다이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다이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아 지나가다가 호떡집을 보았는데
줄이 길어서 먹지 못 하고 그냥 왔고
호떡 먹으러 아차산 다시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