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은 됐고요 떡이나 먹겠습니다
(부제: 아직 끝나지 않았던 액땜의 굴레)
- 2025년 1월 일상 기록
이 이야기는 연초에 본 신점 후기 절망 편으로
신년 맞이 운세를 보려는 분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도 좋을 이야기이며
특히 멋모르고 신점 보러 가는
아직 어린 어른 여러분들은
부디 이 글을 보고 신점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거 보고 싶으면
그냥 철학원 가서 사주 보세요
그리고 만약
이 글이 내 이야기인 것 같다고
느끼실 "만신"께서는
그건 분명 우연일 테니😉
부디 고정하소서🙏
점은 어쩌다 보니 늘
우연히 한번에 우르르 보게 된다
어느 날 엄마 지인이 점 잘 보는 집이 있다고
꼭 보고 오라며 연락처를 건넸고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이모가 갑자기 사주를 보라며
연락처를 주더니
꼭 보라고 복채까지 쥐어주고 갔다
이모가 알려준 집은
목포에 있는 유명한 철학관이었다
목포 철학관은 전화 상담이 가능한 곳이고
엄마 지인이 소개한 점집은
전화 상담은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점집을 예약을 해둔 상태에서
목포 철학관 상담을 먼저 하게 됐다
점집 연락처를 여러 개 받은 그즈음은
집에 큰 변화가 있어서
마침 엄마가 점을 한번 봐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나는 작년 부산에서 보고 온 사주풀이가
마음에 들었던 터라
일단 목포 철학관 사주는 엄마만 보았다
스피커폰으로 엄마의 사주 풀이를 같이 들었는데
철학관 선생님 목소리도 나긋나긋하시고
엄마도 나도 이날 본 사주 풀이가
여태 봤던 곳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일단 변화에 대해선
작년 말 부산에서 사주 봤을 때
엄마에게 언제쯤 변화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되면 한번 연락을 달라고 하셨는데
그게 딱 맞아떨어졌고
목포 철학원에서도
그 변화에 대해서 언급을 하셨다
부산에서도 목포에서도
이미 궁금한 얘기는 다 해줬던 터라
굳이 더 이상 점을 보지 않아도 됐지만
신점도 이미 예약을 해두었으니
여행 삼아 한번 가 보기로 결정했다
뭣보다 신점은 절대 안 본다는 엄마 말에
엄마 지인이 굿하고 이런 데 절대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믿고 먼 길을 나섰던 것
출발은 좋았다
언제나 여행의 출발은 맥모닝과 함께❤️
맥모닝 먹었고
일찍 집에서 나선다는 핑계로
새벽 수영도 안 가고
잠도 넉넉히 자고 일어났으니
얼마나 좋아🙃
원래 계획은
수원에서 갈비 먹고 점 보고
올라오면서 여주에 들러서 쇼핑하는 거였다
점집 예약을 해놓고
나도 엄마도 몸이 아파서 예약을 취소했다가
다시 예약을 하게 되었는데
다시 잡은 예약 시간이
수원에 들러서 갈비 먹기엔 조금 애매한 시간이라
점심은 간단히 휴게소에서 주전부리로 해결했다
행담도 휴게소는 서해대교 중간에 있는
작은 섬 안에 있는 휴게소로
바다 가운데 있어서 운치 있고
구경할 것도 먹을 것도 많아 보였다
다리 위에서 보면 약간
크리스마스 빌리지 느낌🙃
어릴 때 인사동에 가면 꼭 사가지고 온 동빵
진짜 오랜만이다
행담도 휴게소에 들어설 무렵
0010의 체포 소식을 들었고
어묵 파시는 여사님과
명절 전에 체포해서 다행이라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다시 차를 탔다
일전에 사주 보러 부산 갈 때도 그랬지만..
점 보러 먼 길을 나서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돈 들이고 시간도 들였는데
가서 안 좋은 얘기만 들으면
얼마나 화가 나겠어...
딱히 궁금한 것도 없고
왠지 찝찝한 마음도 좀 들어서
사실 점 보러 안 가고 싶었지만
날씨도 좋고 체포 소식도 듣고
좋은 말만 들을 것 같은 예감에
다시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출발했다
그런데 동빵..
옛날 그 맛 아니다
작아져서 그런지 좀 바삭한 느낌
예전엔 빵도 좀 촉촉하고
필링도 이렇게 밍밍하지 않았는데..
물론 기억미화일 수도 있지만🥲
신점은 본론부터 얘기하면
이것저것 떠보는 얘기
삼재 이런 얘기를 다 걷어 내면
일단 첫마디부터 틀렸다
그때 그냥 나왔어야 하는데
뭐 실은 앞사람 점사를 들으면서
이미 좀 아니다 싶기는 했었다
신점을 보는 건 세 번째
어쨌거나 자의로 가게 된 건 첫 번째인데
신점, 다시는 보지 않을 생각이다
진짜 보이는데 그날따라 안 보이는 것이든
원래 쥐뿔 보이는 게 없는 사람이든
어쨌거나 잘 안 보일 땐
저마다 버릇 하나 정도는 있는데
그럴 때 공통적인 특징이
했던 말을 계속하면서
대답을 회피하는 것이다
그럴 땐 적어도
무례하게 말해선 안 된다
재화를 받고 용역 제공을 못 할 땐
친절이라도 해야지🤷♀️
아침부터 점심도 못 먹고
달려왔던 터라
조금 일찍 도착했고
우리 앞사람이 점을 볼 때
질문에 계속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면서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하더니만..
대기 장소에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나는 이럴 거면 가보정 가서 갈비 먹고 왔지
내내 그 생각만 했는데
엄마는 그냥 나가버리고 싶었다고 했다
아니다
엄마랑 나랑 둘 다 아파서
처음 잡은 예약을 취소해야 했을 때
가지 말라는 신호라고 잘 알아듣고
그냥 가지 말아야 했다
엄마가 한번 가겠다고 말 한 약속은
지키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엄마랑 나 둘 다 시간이 비는 날 전날에
급하게 다시 예약을 잡고 갔더니
우리가 되게 절실한 사람처럼 보였나 보다
서울에서 멀리까지 오는 거 보면
돈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을 거고...
점사 초반에
엄마더러 엄청 퍼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이런 사람이 보살이지라고 했는데
결국 이건 얼마나 호구인가를 테스트하고
종교를 알아보기 위해 던진 말이었을 것
일단 첫마디부터 틀렸고
엄마가 내어준 가족 정보를 통해
흘러가듯 했던 말도
그 정보를 통해
누구나 자연스럽게 유추할 법한 말이긴 했지만
결국엔 틀린 말이었다
자식걱정이 많다는 말을 던지고선
엄마 표정을 읽었겠지
딸인 내가 동행하기도 했고
결국
나 때문에 집안일이 안 풀리고
내 인생도 안 풀리니
굿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
자식을 위해선 빚을 내서라도 굿해라
그러면서 굿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엄마 정성이 중요하다고 계속 반복했다
이 말은
평생 자기한테 매달 와서
쌀을 올리든 뭘 올리라는 얘기다
굿을 한다 해도 바로 효과 보는 거 아니다
굿 하고 나서 왜 안 풀리냐고 물어보지 마라
나는 그런 굿은 천만금을 줘도 안 한다
이러면서 빠져나갈 구멍도 마련해 두시고☺️
딱 보니 도도한 사람들인데
조상신 앞에서는 콧대 높이지 말라면서
말이 꼬이고 안 풀리려 하니
노골적으로 가스라이팅도 하고
자기한테 굿 하고 잘 풀렸다는
다른 사람 얘기도 여러 개 꺼내고
중간에 얼굴 보자면서 마스크 내리게 한 거
내 얼굴 보고 대단한 거 읽는 것 같았지만
결국 그거 표정 안 읽혀서 벗긴 거다
전화로 안 본다더니 이유가 있었던 것
직업이 직업인 만큼
아닌 척 잘 떠보고
표정을 잘 읽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나가서 활동해야 하는데
운동도 못하고
사람답게 못 산다고 하면서
솔직하게 말한다며
막말은 막말대로 다하고
그거 네 잘못 아니라고
또 병 주고 약 주고
제가 연초에 아파서
운동 설렁설렁했고
올해는 아직 헬스 등록 안 했지만
생긴 모습과 체형과는 달리
운동은 웬만하면 꾸준하게 하는 편이고
현재 하고 있는 운동 세 개
앞으로 헬스 등록까지 하면 네 개
우리 집에선 저를 연예인이라고 해요😉
사람답게 못 사는 건 어쨌든 맞지만
병원도 잘 다니고
약은 가끔.. 아니 요즘은 자주
빼먹긴 하지만 잘 챙겨 먹고
운동도 매우 열심히 잘하고 있답니다☺️
이건 내 치명적인 단점인데
나는 순발력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든 글이든 뭐든
한참을 곱씹고 나서야
답을 내리고 고치고 한다
그날의 기억을 곱씹고 또 곱씹다 보니
언변과 화술이 참 좋은 사람이네
뭐 ㅇㅈ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알아듣고
침 뱉고 나와버렸어야 했는데
너무 심란해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큰 법당에
굿당이 서울 모처에도 있다 하고
서울 경기에서 오는 사람들 위해서
서울 쪽에 법당 하나 더 만드신다는데
나한테 굿이 급하다고 하신 게
내가 아니라 본인이 급하신 게 아니었는지
가족 점사 다 본다고
돈도 많이 냈는데
내 동생 얘기는 거의 하지도 않고
엄마도 삼재 들어선다고
삼재 잘못 넘기면 삼재 끝나고
꼬꾸라진다는 말만..
그놈의 삼재는
정작 사주 보는 사람은 중요하지도 않다는데...
이게 다 삼재 앞두고 점 보러 간 탓이다
일단 삼재로 꼬투리 잡고
안 좋은 얘기부터 하고 본다
블로그에 글 쓰면서 또 한 번 곱씹다 보니
우리 바로 뒷사람이 당골이었는지
아주 반갑게 인사하던데
아무래도
뉴비 잡도리하면서 당골 기강 잡은 듯도 하다
이날 운동이란 운동은 다 빠지고
멀리까지 내려갔다 왔는데
그냥 운동이나 갔다 올걸...🤬
기분이야 어찌 되었든
올라오는 길엔
예정대로 여주 아울렛에 들러 쇼핑을 했다
룰루레몬 가서 이것저것 사고 싶었는데
살 게 없어서
요가 벨트랑 속옷 하나만 들고 계속 돌아다니다가
머리집게 발견하고 냉큼 집었다
아울렛 온 보람이 없다고 했었는데
헤어클립이 오늘의 보람이야😘
라고 말하고
엄마 옷 사러 갔다가
내 옷 도 하나 건졌다
기분도 안 좋은데
뭐 이판사판이라며
살까 말까 한 고민했단 옷도 그냥 다 샀다🙃
사실 이날
가장 짜증 났던 거는 맛없는 걸로 배 채운 거
후.. 점 본다고 들인 돈으로
맛있는 밥이나 실컷 사 먹을걸...
예약시간 애매해서 밥때 놓치고
휴게소에서 먹은 밥이 정말 맛이 없었다
그러고 나서 저녁은
길 너무 막히기 전에 출발해야 해서
간단하게 아울렛에서 비빔밥 먹었다
점 보고 올라오는 길에
엄마랑 나랑 둘 다 말이 없었다
그럴 법도 하지
안 좋은 얘기만 잔뜩 하면서
굿하고 매달 오라는데🤷♀️
생각을 잘 갈무리하고 나서
굿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는
엄마한테 굿 하지 말자고 말했는데
엄마도 예전 같으면 고민 많이 했겠지만
특활비로 1억 5천 짜리 굿을 수시로 하고도
결국 체포된 0010을 생각하면
굿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하더라🙈
목이 타서 하프커피에서
베어로즈베리 에이드 마시고
바로 출발했다
에이드는 달달 시원👍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워낙 심란했어서
B 몸이 안 좋다는 얘기를 듣고도
집 근처 카페로 나와달라고 했는데
착한 B는 아무래도 내가 할 말이 많아 보인 다며
아픈데도 나와줬다
우리 집에 생긴 변화 그거 틀렸다고 하니
제일 확실한 건데 그걸 틀리냐고🤷♀️
나 아픈 거 병원 가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니까
진단 다 받고 코드도 나와서
병원비도 조금밖에 안 내고 있는데
뭔 개소리냐고 하더라
B랑 얘기하다 보니 심란한 마음도 풀리고
얼마나 어이없는 말이었는지도 좀 깨닫게 됐다
다음 날엔 귀 씻으러 봉은사에 다녀왔다
특별히 종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정성을 들여야 하는 거면
내가 차라리 절을 가지
점집을 가겠냐🤷♀️
초 산다고 엄마한테 현금받아 나와서
한 번도 사 본 적 없는
대왕 초도 사고
올라가는 길에 무인 판매점에서
팥도 샀다
응 그놈의 "구신"
내가 다 쫓아내 줄게
초 어떻게 올리는지 몰라서
계속 돌아다니다가
어떤 보살님께 여쭈어봤더니
옆에 계신 다른 보살님이
지장전으로 가서 올리고 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초 올리고 나름 뿌듯해했는데
나중에 엄마가
초는 원래 두 개 올리는 거라고 하더라
몰라 그냥 내 기분이 좋아졌으니 되었어🤗
절에 가서 팥 올리고
카페 몬지 가서 팥빙수도 먹었다
굿은 됐고요
팥빙수 먹고 떡이나 먹고 갑니다🫡
그러고 나서 나의 위로 정식을 완성하러
아이핫팟 가서 매운 해물 샤부샤부 먹었고
조앤더주스
프린스 오브 그린으로 마무-리❤️
점 보러 갔다 와서
요즘 괜히 돈만 더 쓴다
돈 많이 쓰고 많이 먹으면서
기분 나쁜 거 다 털어내고 있다
이른바 ㅅㅂ비용😉
밥 먹고 식품관 갔다가
모리나가 세일하길래 비스킷이랑 쿠키
케이크까지 다 사고
또 집에 오는 길에
세계 과자점 가서 디럭스도 샀다🤗
역시 모리나가는 추억의 맛❤️
봉은사 가서 초나 사서 올린다고 하니
M: 봉은사 간다고? 잠실 가겠네?
m: 아니 잠실 안 갈 거야 나 9호선 탈 거야
M: 잠실로 가
m: 왜? 로또 사 오라고?
M: 응 잠실 들러서 로또나 사와
잠실매점 사람이 더 늘어서
이제 언제 가든 줄 서서 사야 하고
사람 많은 날엔 S자로 선 줄이
편의점 있는 데까지 간다
결과는 역시 꽝😎
연초에 너무 많이 아팠어서
이걸로 액땜 끝냈다고 말했는데
액땜 끝나지 않았고
연초이자 연말에 정말 별의별 소리를 다 듣고
진짜 액땜 한번 거하게 한다 싶었다
이 정도라면
2025년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말이야
안 풀릴 사람이라면
1명 뽑는 아이폰 당첨될 리 없다
아이폰이 내 부적인데
굿은 무슨 굿이야
뭐 여기서 더 안 돼봤자 제자리걸음인데
나는 내 삶 엄청 만족스럽진 않아도
불행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인이 되고 나서
친구들이랑
사주도 보고 타로도 보러 다니고 할 때
엄마가 신점은 절대 보지 말라면서
점 보러 가서 굿하라고 했을 때
찝찝하지 않은 마음으로 거절할 수 있겠냐고
신신당부했었는데
엄마랑 같이 보러 간 거지만
어쨌든 그게 무슨 의미인지
이번에 확실히 알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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