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보부상의 오사카 여행 준비하기
- 2025년 2월 여행 기록
그러니까 7년 만에 하는 여행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비행기를 7년 만에 탔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이동을 멈추었던 시기가 길었던 터라 여행을 멈춘 기간이 그렇게까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햇수를 헤아려보니 벌써 7년이다.
나는 여전히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 못했고, 다시 독감이다 새로운 전염병이다 말이 많아서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다🥲
언제 어디를 가든 내 가방 안엔 에탄올이 있다.(엄마는 나 에탄올 뿌리고 다니는 거 보면 질색팔색한다😉)
그래도 며칠 집을 떠나야 하니 망가져서 쓰기 불편한 분무기와 에탄올 한 병, 각종 소독용 물티슈와 알코올 스왑도 차고 넘치게 더 챙겼다. 4일 동안 에탄올 한 병을 거의 다 비우고 왔다. 뭐, 탈취제 대신 여기저기 뿌리기도 했고…🙈
고장 난 분무기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간사이 공항 검색대 앞에서 안녕👋
호텔에 들어가자마자 침구류에 에탄올을 잔뜩 뿌릴 거지만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아 항균 밴딩 베개커버를 샀다. 여태까지는 목베개를 베고 자거나 가져간 수건을 올려놓고 잤었는데, 베개커버를 사니 고정도 잘 되고 편했다.
이렇게나 짐이 많은 사람이니 저울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물론 보부상에겐 이미 예전에 쓰던 휴대용 전자저울이 있다. 찾아서 꺼내보면 멀쩡하게 잘 돌아가겠지만, 전자저울 관리하기 힘들고 어차피 휴대용 저울에 엄청난 정확도를 바라는 것도 아니라 아날로그식 저울로 하나 더 샀다. 배송받자마자 2.5kg짜리 밀가루를 재봤는데 그럭저럭 잘 맞는 것 같다.
여행 갔다 오고 나서 알았는데 휴대용 눈금 아래 저 네모난 게 줄자였다. 어쩐지 저울이 쓸데없이 크다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던 것🙃
버바팀 여행용 멀티 플러그,
내가 이걸 들고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던가🤔
아주 오래전에 사둔 여행용 멀티 플러그다. 요즘은 비슷한 모양의 멀티 플러그가 많은데 내가 이 여행용 멀티 플러그를 살 땐 이렇게 심플한 디자인에 USB 포트가 있고 PD 충전까지 가능한 멀티 플러그가 거의 없었다. C to C 충전이 보편화되기 전에 사기도 했고...
버바팀 멀티 플러그는 퓨즈가 내장된 플러그고, 퓨즈가 나가면 교체할 수 있도록 예비용 퓨즈가 하나 더 들어있다. 이 점이 맘에 들어서 근 오만 원이나 되는 멀티 플러그를 두 개나 샀는데 7년 동안이나 여행을 가지 않다니🤦♀️
아무튼 멀티 플러그 이번 여행에서 잘 쓰고 왔고 따로 충전기 챙기지 않아도 돼서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요즘 새로 나온 버바팀 멀티플러그는 포트도 더 많고 좋더라. 또 사겠다는 건 아니고😉
나는 상처가 많아서 감염에 취약하다. 이것저것 사러 다이소에 갔다가 밴드랑 프리덤폼도 사 왔다.
프리덤폼은 메디폼 리퀴드랑 비슷한 제품인데 다이소에서 판매한다. 브러시로 발라야 하는 메디폼보다 연고처럼 짜서 바르는 프리덤폼이 좀 더 쓰기 편하고 위생적이다. 작은 상처엔 붙이는 밴드보다는 메디폼 리퀴드나 프리덤폼 같은 액상형이 좋다. 하지만 약 10초, 지옥에서 온 따가움을 견뎌내야 한다😭 그 따가움을 견뎌내고 프리덤 폼으로 상처를 봉하고 나면 이제 감염으로부터 좀 더 안전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 다이소에선 전자 체온계가 단돈 삼천 원!
여행지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나 사 왔다.
같이 여행 가는 친구가 소리에 예민한 편이라고 해서 코밴드도 몇 개 챙겨갔다.
옛날옛적엔 코밴드 직구해서 썼는데...
요즘은 비강확장 코밴드를 다이소에서도 판다.
코밴드는 가끔 입원실 많은 큰 병원 앞 약국에서도 팔았는데 진짜 비싸게 팔았었다.
다이소 비강확장 코밴드는 아무래도 직구에서 쓰던 것보다는 좀 짧은 듯 하지만 그래도 자다가 떨어지지 않고 잘 고정됐다.
세상엔 똑똑한 사람들이 참 많다.
샴푸나 로션 같은 액체류는 한번 쓸 분량만큼 글래드 매직랩에 포장하면 된다는 숏폼을 보고 기억해 뒀다가 이번에 써먹어 보았다.
영상에서 본 것처럼 매직랩 여분을 좀 짧게 했다가, 아무래도 샐 것 같아서 다시 크게 잘라서 포장했다. 역시나 짧게 마무리한 건 샜다. 비행기 타면 아무래도 기압이 낮아서 여분이 짧으면 터진다.
숏폼에서 본 것과는 살짝 다르게 글래드 매직랩을 큰 정사각형으로 자르고, 가운데 헤어에센스를 짠 다음 세모난 모양으로 꼼꼼하게 매직랩을 붙였다. 그리고 나서 쓸 때 랩을 잘 찢을 수 있도록 가위로 칼집 하나씩 내줬다.
헤어 에센스를 중심으로 매직랩 여분을 다시 접고 혹시나 샐 것을 염려해 작은 지퍼백에 담아서 파우치에 넣었다. 이렇게 매직랩을 크게 자른 건 하나도 새지 않았다.
짐 많은 보부상은 여행 갈 때면 늘 보조로 가방 하나 더 챙겨가는데, 이번엔 룰루레몬 팩커블 백팩을 챙겨갔다.
여행하면서 쇼핑을 하게 되면 짐이 늘어나니까 돌아올 땐 무겁고 부피 작은 물건이나 깨지기 쉬운 물건은 챙겨간 가방에 따로 넣고 직접 소지한다.
이번에 가져간 가방은 백팩이라서 여행 중에도 요긴하게 잘 썼다.
이 팩커블 백팩 룰루레몬에 또 들어오면 하나 더 구입할 생각이다.
3박 4일 여행인데 뭐 그렇게 신경 쓸 게 많겠냐만은... 오랜만에 하는 여행이었고, 병을 진단받고 나서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라 걱정이 정말 많았다.
나를 큰 병원으로 보내주신 동네 내과 선생님이 앞으로 어디 놀러 가고 싶으면 병원 근처에서 놀라고 하셨어서...🥲
우선 여행자보험부터가 걱정이었는데, 질병이 있기 때문에 보험을 잘 들어야 하지만 질병이 있어서 보험 가입이 어려운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
요즘은 유병자 보험도 잘 돼 있어서 보험료를 좀 더 내거나 보장을 조금 줄이면 유병자도 보험을 가입할 수 있지만 여행자 보험은 그런 게 없다. 가입 전 질병관련해서 간단한 질문이 있는데 내 상태가 예스라고 하기도 노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상태라 섣불리 동의하고 가입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여행자보험으론 원래 가지고 있는 질병이 커버가 안 되고, 그냥 무시하고 가입해도 가입 불가 질병에 대해서만 커버가 안 되는 거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애매모호하게 보험을 가입하고 싶지는 않았다.
검색 끝에 마이뱅크 여행자보험을 들었다. 마이뱅크 여행자보험 뭔가 바이럴 마케팅 같은 느낌이 낭낭했지만🥲 찾아본 보험 중에선 내가 무리 없이 질문에 답하고 가입할 수 있는 유일한 보험이었다.
전에 나와 비슷한 질환은 가진 분이 여행 중에 약이 떨어져서 큰일 날 뻔했단 얘기를 들었던 터라(그분은 장기 여행 중이긴 했지만...), 약을 챙기고 챙기고 또 챙기다 보니 3박 4일 여행에 거의 한 달 치 약을 챙겼다. 약을 여기저기 주머니마다 다 넣을 수 있게 포장했고 지갑 옷 주머니에 하니씩 넣을 수 있게 작게 소분도 했다.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하는 약에 소화제와 타이레놀을 더 챙겨 넣었다. 사실 소화제와 타이레놀도 늘 가방 안에 들어있긴 하다. 소화제는 다제스만 한 게 없고 타이레놀은 가루형이 물 없이 바로 먹기도 편하고 흡수도 빠르다.
요즘 워낙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니 타이레놀 콜드와 타이레놀 그리고 혹시 몰라 이부프로펜 계열의 해열 진통제도 챙겼다. 연고, 밴드, 포비돈 요오드 스왑은 뭐 항상 가지고 다닌다.
아기들이 먹는 100ml짜리 작은 보리차가 있는데, 나는 그 보리차를 늘 가지고 다닌다.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고 급하게 약을 먹어야 할 때 한 모금 넘기기 충분한 양이다. 100ml라 기내에서도 소지할 수 있어서 약과 함께 기내용 가방에도 지퍼백에 넣은 보리차를 챙겨 넣었다. 국내에서 출국할 때는 무리 없었는데 일본 공항에서는 내 짐을 따로 체크했고 100ml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보내줬다.
여행 갈 때마다 꺼내 쓰는 어릴 때 쓰던 지갑🙊
진짜 많이 낡았다. 크기가 조금만 더 컸으면 여권까지 들어가는 건데 늘 조금 아쉽다.
한국에선 지갑은커녕 카드도 안 들고 다니는데 오랜만에 현금 쓰려니 넘 귀찮다.
여행 가기 전에 휴대폰 의료정보 꼼꼼히 기입해 두고, 그것도 모자라서 병명, 복용약, 현재 몸 상태를 적어서 코팅한 카드를 여권과 지갑에 껴두었다.
사람이 간사해서 어떻게 아플수록 삶에 대한 의지가 점점 커진다🙈
여행 가기 일주일 전쯤 부랴부랴 트레블로그랑 솔트레블 카드 발급 신청했고 금방 받아볼 수 있었다. 혹시나 여행 중에 카드가 안 될까 봐 트레블로그랑 솔트레블 다 발급받았는데, 솔트레블 등록 안 하고 가서😱 카드 두 개 발급받길 잘했다 싶었다.
아니 근데 예전엔 미리미리 환전해서 가지고 가는 사람이 준비성 철저한 사람이었잖아요🤷♀️ 요즘은 어플로 환전해 두고 공항 ATM에서 찾는 거라고 하더라... 그.. 예전엔 공항에서 환전하면 더 비쌌다구요...
어쩐지.. 환전하러 은행 갔더니 아무것도 안 하고 오셨냐면서 놀라더라. 뭐 그래도 카드 쓸 생각에 소액만 환전해 간 터라 수수료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Y가 펭귄 카드 나 있으니까 내 거 가져가라고 하길래 펭귄카드가 뭔가 했더니 이코카 카드🙃 아마 간사이 쪽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인 것 같다.
이코카(ICOCA) 카드 애플페이에 넣어 가면 편하다길래 미리 애플페이에 등록했다. 이코카 카드를 애플페이에 등록하고 나면 실물카드는 더 이상 쓸 수 없다. 내가 이코카 카드를 애플페이에 등록해버려서 나중에 Y가 다시 쓸 수 없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애플페이에서 해제하고 나면 다시 실물카드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이코카 카드를 애플페이에 등록하고 나면 이제 카드 대신 휴대폰을 찍고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 있다.
Y가 잔액이 얼마 정도 남아 있는지 모른다고 했는데 1,000엔 정도가 남아 있었고 덕분에 정말 요긴하게 사용했다.
왜냐면 이코카 카드 충전하려고 여행 출발 전날 급하게 애플페이에 현카 등록했는데... 심지어 아이폰에 유심 없어서 유심까지 바꿔 끼고 등록했는데...
공항 도착해서 이코카 카드를 아무리 충전하려고 해도 충전이 안 됐고, Y가 준 이코카 카드에 잔액이 남아있어서 일단 그걸 가지고 난바행 급행을 탔다.
검색해 보니 비자카드로는 이코카 카드 충전이 안 된다고...🤷♀️
다행히도 세븐일레븐에서 애플페이에 든 이코카 카드를 충전할 수 있었다. 지하철 역 기계로는 아직 카드 대신 아이폰을 터치하는 방식으로는 카드 충전을 못 하는 것 같다. 오랜만에 간 일본은 놀라울 정도로 변해서 현금 없이도 할 수 있는 게 많았지만 여전히 안 되는 것도 많았다.
유심은 하루에 데이터 3G 사용할 수 있는 걸로 4일 치를 준비했는데 여행 내내 대충 2G 정도 사용한 것 같다.
그래도 부족한 것보다는 남는 게 낫다.
뭐든🤗
오사카의 밤은 보글보글 | 인천공항, 아시아나 항공 ICH to KIX, 간사이 공항 로손, 난카이 공항급행, 今夜はにるにる(콘야와니루니루) (2) | 2025.0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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