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와 절대자,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두려운 한낱 인간에게 가장 달콤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오랜 공부를 그만두면서 모든 걸 내려놓기 위해 기도를 하고 명상을 했었다.
어쩌면 가장 괴로웠을 수도 있었을 그 시기를 별 탈 없이 넘긴 건 명상을 하며 볼품없고 아무것도 아닌 나를 그대로 받아들인 덕분이다. 돌이켜보면 그때 나는 생각보다 고통스럽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아니면 인정이 아닌 체념이었나. 다 지나고 나니 어쩐지 조금은 시시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했으니, 나의 모든 것을 온전히, 스스로 끌어안겠다. 라는 나름 절실한 마음을 담아 기도했었다.
바로 오늘 지금, 어떤 사람은 죽을 만큼 아프고 또 어떤 사람은 행복하게 웃는다.
타고난 팔자가 사나운 걸 어쩔 거냐고 물으면 그래 팔자라는데 어떡하나 하며 이내 순응하다가도 누구나 한 번씩은 억울하고 서럽겠지. 인간은 누구나 죄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 그리고 그 벌을 내린 자는 감히 인간이 넘볼 수 없는 절대자라는 것, 그건 어쩌면 가장 편하고 쉬운 체념일까. 가장 잔인하면서도 가장 공평할 삶의 짐일까.
나는 어제 죽을 만큼 괴로웠지만 오늘은 웃었다. 또 누군가는 오늘 아프지만 내일은 웃겠지. 그게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죄 때문이든, 어쩔 수 없이 짊어진 업 때문이든...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장미가 피어나야 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3) | 2024.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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