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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글쓰기 -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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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STRELLA 2025. 2. 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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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6일
글쓰기 훈련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매일매일 5분 동안 글쓰기다. 나는 매일 5분 동안 글을 쓰고, 글을 다 쓰고 나면 다시 5분 동안 글을 고치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맨바닥에 글을 채워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다 쓰고 나서 그 글을 고치는 과정도 중요하다. 글을 고치다 보면 이전에 쓴 글을 끊임없이 고치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데, 이렇게 글을 고치는 시간에 제한을 두게 되면 너무 과하게 퇴고하는 습관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5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글을 쓰기 위해 5분을 채우는 일은 쉽지 않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멍하게 있다 보면 5분이 훌쩍 지나가지만, 5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다 보면 그 시간이 얼마나 지루한가.
 
2024년 7월 13일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 오분, 채 두 곡을 듣기도 어려운 짧은 시간, 이 짧은 시간을 부러 내기가 어려워서 오랜만에 시간을 들여 글을 쓴다. 짧은 시간을 들이는 게 힘들어서 매일매일 쓰지 못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5분 내내 글을 쓰려니 그 시간이 너무 길어서 뭐라고 더 글을 적어내야 할까 고민이 된다.
다음에 써야지 생각했던 글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뭐든 생각났을 때 바로바로 적어두어야 버리지 않고 잘 쓸 수 있게 된다. 글감이란 건 냉장고에 넣어둔 채소 같다. 잘 쓰면 맛있는 요리가 되지만, 머릿속에서 잊히면 하릴없이 썩는다.

2025년 2월 8일
속이 시끄러워서 문득 글을 쓰고 싶어졌다.
가슴 속도 머리 속도 하나도 정리된 게 없어서 글이라도 쓰고 생각을 비워내야 좀 살 것 같았다. 그러다가 오 분씩 글쓰기 연습을 했던 게 생각났다. 딱 두 번 쓰고 육 개월을 넘겼으니 작심삼일도 못 했고 삼십 분도 채 쓰지 않은 셈이다. 언제든 다시 시작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위로하며 한 자 한 자 적어본다.
사람은 어쨌든 혼자 살 수 없으니 괴로우면 위로를 받아야 하고, 서로 섞여 살다 보면 얼마나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지 또 얼마나 가까울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망설여야 한다. 너와 나 사이 그 선이 얼마나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 어디까지 벌릴 수 있을까 그어진 그 선 위에 또 선을 올리고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