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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특별수장고 -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

⭐️/🏛️

by KESTRELLA 2024. 10.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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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특별수장고 -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
2024년 9월 전시 관람 기록

어느 날 새벽에 잠에서 깨어 뒤척이다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특별수장고
드로잉 소장품 전을 알게 됐고
전시 소식을 보자마자
시간 여유가 있는 날을 찾아
SRT를 표를 예매하고
그리고 바로.. 다시 잠들었다🫠

살면서 청주는 처음이다
예전에도 청주 여행을 계획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에서 하는 전시를
보고 싶어서 미술관에 간 김에 청주 여기저기를 둘러보려고 했었다
아마 그때 코로나가 너무 심해져서 먼 거리 이동이 부담스러워 취소했던 걸로 기억한다

KTX와 SRT 정차역인 오송역에서
국립현대미술관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걸렸다

청주시 여행자 센터를 지나서
넓은 잔디 광장으로 나오면
문화제조창과 청주시청 임시청사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한눈에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도로 쪽에서 봤을 때 뭔가
전형적인 미술관 같은 생김새가 아니어서
여기가 미술관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로 보이는 철제 기둥은
퐁피두센터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나중에 전시를 다 보고 나서 알게 됐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수장고형 미술관으로
기본적으로 미술관이기는 하지만
소장품을 관리하고 보전하는 수장고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한다

어쩐지 안내에 전시관은 없고
수장고만 있어서 좀 당황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옥상, 여기!
전시가 있다고 해서
먼저 옥상으로 올라갔다

MMCA 청주
옥상프로젝트 2024, 여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의 옥상을
무대처럼 꾸며놓은 프로젝트로
참여형 전시인 것 같았다

옥상에 올라가 보니
야트막한 산과 학교 크고 작은 건물이 한눈에 보였다

처음 만나는 도시 청주를
이렇게 옥상에서 바라보니 더 반갑다

옥상에서 다시 4층 특별수장고로 내려와서
드로잉 소장품 전시 입장을 기다렸다

전시는 이제 오늘로 끝이고
주말도 다 지나서 이런 정보가 의미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아마 여기서 전시 또 하겠지)

수장고 자체를 전시실로 이용하기 때문에
매 시간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한다
평일엔 매 정각 선착순 10명만 입장 가능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대기 순서에 따라
수장고 내 인원을 10명씩 조절하는 것 같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 전시책자
작은 책자지만 무척 알차다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전시를 관람하기 때문에
입구에서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 신어야 했다🥲

넓은 수장고에 적은 인원만 들어갈 수 있어서
여유롭게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한대
반대로 사람들이 하나둘 나가니까
나도 나가야 하나 싶기도 해서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수장고 안은
일반적인 미술관이나 전시장과는 달리
층고가 꽤 낮은 편이었다

아무래도 층고가 낮아야
온습도 관리가 용이하지 않을까 싶었다

입구 바로 앞에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이쾌대 등
주요 작가들의 드로잉이 전시 돼 있다

수장고 내부는
전시 공간을 제외하면 대체로 조도가 낮다

크기별로 적당히 빼곡하게 보관된 그림들
전시된 그림 외에
선반 사이사이로 보이는 그림을 구경하는 것도 큰 재미

물론 수장고형 전시장이 때문에
다른 일반적인 수장고와는 생김새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막연히 궁금하기만 했던
수장고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서 참 좋았다


나는 유명한 작가의 유명하지 않은 작품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 전시회 한편에 전시된 드로잉 작품들을 오래 보곤 한다

기차를 예매하자마자
드로잉 소장품 전시가 매우 기대됐었고
실제로도 정말 재밌게 본 전시였다

드로잉 작품이 재미있는 건
가벼운 스케치는 작가가 추구하는 바를 보여주는
하나의 준비단계로 보일 수도 있지만
드로잉 작품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커다란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 아닌
작은 종이에 무채색에 그린 그림일지라도
작품 속에 작가가 추구하는 바와 개성이
그대로 보인다

오히려 스케치 작품이기 때문에
작가의 개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찢어진 스케치북 낱장에 그린 그림에도
서명이 있었다

물론 드로잉은 입체 작업물의
스케치 단계이기도 해서

이렇게 완성된 조각 작품의 스케치를
한 공간에서 볼 수도 있었다

예전에 고흐 전시에서
게를 그린 정물을 인상 깊게 보았는데
이렇게 게를 그인 드로잉도 인상 깊어서
여러 번 다시 보았다

게 별로 안 좋아하는데
게 그림은 왜 좋을까

대통령 재임기간을 표현한 작품
탁구공으로 재임기간을 채워 넣은 작품이
참 재밌다

4층 특별 수장고를 다 둘러보고
1층 개방 수장고를 관람했다

1층 개방 수장고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조각 소장품을 볼 수 있다

돌가루와 합성수지로 질감 변화를 표현한 작품이
가장 좋았다

1층 개방 수장고에는
4층 특별 수장고 드로잉 소장품의 스케치를
조각으로 완성한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어릴 땐 뭐랄까 외설적인 것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것도 예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런 건 다 배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성기와 성적 행위에 집착하는 건 적어도 중2 때 다 끝내고 졸업해야 한다
그런 게 예술로 포장되는 것 역시 권력이다
이제 그런 건
책에서든 미술관에서든 안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