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일상을 보내시길 - 포비 광화문점, 교보문고 광화문점, 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작은 땅의 야수들), 헤베커피
모두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시길
- 2024년 12월 3일과 4일 일상 기록
그야말로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
아니 이런 날벼락이 또 있을까🤷♀️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지금은 2024년
2025년을 한 달 앞두었다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가
노벨상문학상을 탄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떨리는 마음으로 손매듭을 풀지 못하고
국회의 계엄령 해제 요구안 가결을 지켜보았고
가족의 안위와 살림살이
정치 외교 경제 모두가 다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장 걱정이었던 건
며칠 앞둔 병원 진료와 약이었다
나는 갑자기 끊으면 안 되는 약을 복용 중이다
약은 매번 조금 애매한 듯 여유 있게 처방받는다
그렇게 조금씩 남은 약의 양도 꽤 돼서
이번에 처방받을 땐
약을 좀 덜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역시 약은 항상 여유 있게 가지고 있는 게 맞다
전쟁 전쟁 노래를 부르던 때에 이어
이번 정권 들어
약 걱정을 하는 게 벌써 두 번째다
무사히 계엄령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걸 확인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침까지 잠 못 이루고
결국 늦잠을 잤다
요가 예약을 취소하고 조금 더 잘까 고민하다가
묵묵히 일상을 이어나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완전히 늦었다 싶은 시간에 일어났는데도
다행히 요가원엔 지각하지 않고 도착했다
수업이 끝나고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라는 요가 선생님의
마무리 인사에 조금 울컥했던 것도 같다
원래 오늘은 충무로에 가기로 했던 날이다
팥빙수 먹으러 부빙 갔다가
헤베커피에서 책을 읽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부암동 대신 광화문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보이는
조금 텁텁한 듯 맑은 하늘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광장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꾸리고 있는 모습이
슬며시 나를 위로해 주었다
📍 포비(FOURB) 광화문점
밤에 출출해서 야식을 챙겨 먹으려다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었던지라
몹시 배가 고팠고
잠봉뵈르 샌드위치랑
허니밀크 베이글에 무화과 스프레드까지
몽땅 다 먹었다
잠을 못 자서 좀 피곤하기도 하고
이른 시간이라 디카페인이 아닌 일반 커피를 마셨는데
과식 때문인지 커피 때문인지
아니면 잠이 부족해선지
몸에 탈이 났다
늦잠을 잤으니 아침엔 당연히 약을 못 챙겨 먹었다
파우치에 넣어둔 비상약은 다 먹고
다시 안 채워놨네🤷♀️
약 걱정을 하면 뭐 하나
정작 챙겨 다니질 않는데🤦♀️
무겁게 아침 요가를 끝내고
마치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운동하고 일하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 속에서
나도 점차 일상 속으로 향했다
역시 힘들 땐 무작정 광화문으로 가는 게 좋다
근데 날 위로해 주는 게
광화문인지
광화문에서 파는 탄수화물인지 모르겠네
아마 둘 다겠지🙈
길을 걸으며 평소보다
경찰이 많다고 느껴졌는데
착각이 아니었는지
경찰 버스가 보통 때의 주말보다도 많았다
📍 교보문고 광화문점
그리고 나를 위로하는 또 하나
교보문고 광화문점
그저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맘 졸이며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핑계 삼아 뭐라도 사야겠다고
또 핑계를 만들어내며
교보문고 문보장에 갔는데
사고 싶은 게 다 일본 제품이라...
부질없는 일이겠지만..
뭔가 오늘 만이라도 일본산 제품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
김주혜 작가의 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
작은 땅의 야수들
한글 소설을 쓰는 여성 작가들이
해외에서 맹활약을 하는 동시에
외국어를 쓰는 한국계 여성 작가들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 김주혜 작가는
일제강점기 한국을 다룬
소설 BEASTS OF A LITTLE LAND(작은 땅의 야수들)로 톨스토이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어제 그리고 오늘을 기억하기에
알맞은 책을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표지를 보니
고르지 않을 수 없기도 했고😉
📍 헤베커피
아주 오랜만에 헤베커피
이제 당분간은 충무로에 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부러 헤베커피에 들렀다
좋아하는 헤베커피 쿠키를 먹으며
새로 사 온 책도 좀 뒤적거려 보면서
엄마를 기다렸다
사람들로 복작복작한
카페의 온도는 언제나 따뜻하고
나는 이런 미적지근한 공기 속에서 편안해진다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이
아니 늘 평화롭지는 않아도
때로는 아주 사소하고 소소할지라도
오롯한 나의, 우리의 일상이
부디 늘 당연하길 바라본다
모두 오롯한 하루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며
덧붙여
오늘은 저속노화쌤의 허락도 떨어졌고
컴포트 푸드 먹으러 맥날도 다녀왔다❤️